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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에 예민한 아이, 왜일까? 5~7세 아이의 자존감과 성취감 사이
“우와, 우리 아이 너무 잘했네!”라는 말에 어떤 아이는 기뻐하고, 어떤 아이는 고개를 돌리며 조용해집니다. 5~7세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런 반응의 차이를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어떤 아이는 칭찬을 원하고, 어떤 아이는 오히려 칭찬에 불편해합니다. 때로는 부모가 진심을 담아 한 말인데도 아이가 예민하게 반응하며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라고 하기도 하지요.
칭찬은 아이를 기쁘게 만들고 자신감을 키워주는 도구로 여겨지지만, 그 사용법을 잘못 알면 오히려 부담감, 성취감의 왜곡, 자존감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5세에서 7세는 자아가 형성되고 타인의 시선을 인식하기 시작하는 민감한 시기입니다.
이 글에서는 ‘칭찬’이라는 말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왜 어떤 아이는 칭찬에 불편함을 느끼는지, 그리고 부모가 실천할 수 있는 건강한 칭찬의 방식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풀어보겠습니다.
왜 어떤 아이는 칭찬에 민감할까?
타인의 평가에 대한 민감성 증가
5세 이후 아이는 점차 ‘나’라는 존재를 인식하게 됩니다. 동시에 부모, 선생님, 친구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의 아이는 칭찬도, 지적도 모두 자신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칭찬이 반복되면 기대감과 부담감이 동시에 쌓입니다.
예를 들어 “넌 항상 똑똑하구나”라는 말은 칭찬이면서도 ‘항상 그래야 한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아이는 실수하거나 틀렸을 때 자존감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습니다.
내면보다 외면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불편함
어떤 아이는 내가 한 행동보다 그 반응에 더 신경 쓰기 시작합니다. 부모가 웃거나 박수치면 좋아하면서도, 그 감정 뒤에 깔린 평가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겁니다. 이런 아이는 “잘했어!”라는 말 속에 ‘못했으면 어떻게 됐을까?’를 상상하기도 합니다.
칭찬을 받은 뒤 고개를 돌리는 아이, 갑자기 조용해지는 아이는 스스로를 판단받는 느낌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과 중심 칭찬의 함정
“100점 맞았네”가 만들어내는 성과 집착
많은 부모는 아이가 목표를 달성했을 때 칭찬합니다. “잘했어”, “역시 최고야”, “100점 맞았구나” 같은 말은 아이의 동기를 일시적으로 끌어올릴 수는 있지만, 그 칭찬이 결과 중심일 경우 성과에 집착하는 태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이는 다음에도 같은 결과를 내지 않으면 ‘나는 부족한 사람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도전보다는 실수 회피에 익숙해지기 쉽습니다. 이로 인해 자존감은 점차 흔들리게 됩니다.
반복되는 칭찬은 아이에게 부담이 된다
처음엔 기뻤던 칭찬도 계속 반복되면 기대감으로 바뀝니다. “우리 아이는 말을 잘해요”, “항상 착해요”라는 말에 길들여진 아이는, 어느 날 실수를 하거나 부모의 기대에 못 미쳤을 때 자신을 부정적으로 보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런 아이는 칭찬에 민감해지고, 칭찬이 주어지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상태에 놓일 수도 있습니다. 즉, 칭찬에 의존하는 구조가 생기는 겁니다.
자존감을 키우는 건강한 칭찬 방법
결과보다 ‘과정’과 ‘노력’을 인정해주기
“이 그림 정말 멋져!”보다 “이 그림 그리느라 시간 오래 걸렸겠다”, “여러 색을 조합해서 멋진 시도를 했구나”라는 말이 아이의 내면 동기를 자극합니다.
과정을 칭찬하면 아이는 ‘내가 노력하면 변화가 생긴다’는 믿음을 갖게 되고, 실패나 실수도 성장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만들어집니다. 이것이 바로 자존감의 기반입니다.
“넌 착한 아이야”보다 “그렇게 도와줘서 고마워”
칭찬의 표현은 정체성이 아닌 행동 중심이어야 합니다. “착한 아이”, “똑똑한 아이”라는 말은 아이를 정해진 틀에 가두고, 그 모습에서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하게 만듭니다.
반면 “동생 도와줘서 고마워”, “기다려줘서 엄마가 기뻐”처럼 행동을 구체적으로 인정해주는 말은 아이가 스스로 행동의 의미를 이해하게 해주고, 자기 효능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칭찬을 넘어서, 진심이 전해지는 공감 대화
평가보다는 감정을 나누는 말이 더 중요할 때
어떤 상황에서는 칭찬보다 공감이 더 큰 힘이 됩니다. 아이가 그림을 그렸다면, “너 이거 그릴 때 재밌었겠다!”라며 감정을 나누는 말이 아이에겐 더 의미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말은 평가 대신 아이의 경험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자기 표현력과 감정 조절 능력을 함께 키워주는 역할을 합니다.
때로는 침묵도 힘이 된다
아이를 바라보며 미소 짓고, 고개를 끄덕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습니다. 말보다는 존재를 인정받는 경험이 아이에게 더 큰 안정감을 주기도 합니다.
칭찬을 습관적으로 하기보다는, 아이가 필요로 할 때, 진심이 담길 때 자연스럽게 꺼내는 것이 가장 건강한 칭찬입니다.
칭찬은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칭찬은 아이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그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자존감은 단단해질 수도,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특히 5세에서 7세는 정체성이 자리 잡는 시기로, 반복되는 칭찬과 기대는 자칫 아이에게 성과 중심의 불안감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이 시기의 칭찬은 결과보다 과정, 판단보다 공감, 습관보다 진심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그랬구나, 네가 그렇게 생각했다니 멋지다”,
이 한마디가 아이에게는 ‘존중받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심어주고,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는 힘을 줍니다.
우리 아이가 칭찬을 필요로 하지 않아도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란다면, 오늘부터 칭찬의 방식부터 바꿔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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