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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겼는지 따지는 아이, 경쟁심은 어떻게 다뤄야 할까?
“엄마, 나 이겼지?”, “동생보다 내가 더 빨리 달렸어!” 아이가 하루에도 몇 번씩 승부를 가르려 할 때, 부모 입장에서는 피곤함이 밀려오기도 해요. 단순한 놀이에서조차 '누가 이겼는지'를 따지는 모습에 처음엔 웃음이 나다가도, 점점 걱정스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직 어린 우리 아이, 경쟁을 너무 일찍 배우는 건 아닐까? 혹시 다른 아이와 비교되는 것이 부담스러워서일까? 또는 자존감을 스스로 확인하려는 신호는 아닐까?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자아가 형성되고 자기 존재를 인식하기 시작하는 중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어요. 그런 만큼 ‘이겼다’는 말은 단순한 게임의 결과가 아니라, “나는 잘하고 있어”, **“엄마 나를 봐줘”**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아이가 자꾸 승패를 따질 때 어떤 마음이 숨어있는지, 그리고 경쟁심을 건강하게 길러주기 위해 우리가 어떤 자세로 아이를 마주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경쟁심은 아이의 자연스러운 본능일까?
아이에게 경쟁심이 생기는 이유
아이들이 경쟁에 집착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어요. 어린 시절 경쟁심은 단순히 상대를 이기고 싶다는 욕심보다, 자신의 존재를 확인받고 싶은 욕구가 크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동생보다 더 많은 블록을 쌓았다며 자랑하거나, 친구보다 달리기를 더 빨리 했다고 강조하는 건 그저 결과를 알리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나는 괜찮은 아이야”, “나는 엄마에게 사랑받을 자격이 있어”라는 마음의 표현이죠.
유치원과 또래 사이의 영향
또래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비교와 경쟁은 자연스럽게 아이의 관심사가 됩니다.
누가 더 잘했는지, 누가 선생님께 더 칭찬을 받았는지, 이런 비교가 빈번해지면, 아이는 자신도 인정받고 싶어져요. 그 순간부터 승패가 자존감의 척도처럼 작용하게 됩니다.
부모가 주의해야 할 점은, 이때부터 아이의 모든 행동을 결과 중심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는 거예요. “졌지만 열심히 했구나”, “과정이 정말 멋졌어” 같은 말은 아이의 내면을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기둥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겼어!"라는 말 뒤에 숨은 감정 들여다보기
아이가 반복해서 승패를 말할 때
어떤 아이는 놀 때마다 이겼는지 졌는지를 묻고, 친구와의 놀이 후에는 꼭 ‘누가 더 잘했는지’를 확인하죠.
이런 행동이 반복된다면, 아이는 단순한 놀이가 아닌 정서적인 보상을 찾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커요.
"내가 이겼어"라고 말한 아이에게 “그랬구나, 오늘도 즐겁게 놀았네”라고 응답하면 아이는 “엄마는 결과보다 내 기분을 봐주는구나”라고 느낍니다.
반면, “너는 왜 맨날 이긴 것만 말하니?”라고 혼내듯 말하면 아이는 자기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게 됩니다.
결과보다 ‘감정’을 인정해주는 반응
아이가 승패를 말할 때, 그 결과보다는 그 안에 담긴 감정을 읽는 태도가 필요해요.
“네가 이겨서 기뻤구나”, “지니까 속상했겠구나”라는 말은 아이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이런 감정 언어를 반복해서 들은 아이는 점차 결과보다 과정을 즐기는 태도를 배우게 돼요. “졌지만 기분 좋았어”, “다음엔 더 잘하고 싶어”라고 말할 수 있는 아이가 되는 거죠.
실제 사례: 태권도 단체게임에서 지고 울던 아이에게
한 아이는 태권도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단체게임을 하다가 지는 일이 있을 때마다 종종 눈물을 흘리고 나왔어요.
처음엔 “또 울어?”라는 말이 튀어나올 뻔했지만, 곧 깨달았죠.
이 아이는 결과에 아픈 게 아니라, 그만큼 열심히 했던 자신의 감정을 위로받고 싶었던 거예요.
그 이후에는 이렇게 말해주었어요.
-
“많이 속상했구나, 마음이 아팠겠다.”
-
“그만큼 열심히 하고 싶었던 거였구나.
그 마음이 참 멋지다고 생각해.” -
“졌다고 나쁜 게 아니야. 이기든 지든, 그 노력만으로도 정말 자랑스러워.”
이런 말들을 듣고 난 후부터 아이는 울더라도 자신의 감정을 부끄러워하지 않게 되었고,
다음 게임에서는 "이번엔 조금 덜 속상했어"라고 스스로 말하게 되었어요.
이렇듯 결과보다 감정을 인정받는 경험은 아이가 스스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승패보다 과정에 의미를 두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도와줍니다.
건강한 경쟁심을 키워주는 부모의 자세
1. 가족 안에서 승패를 강조하지 않기
가정 내에서 형제나 부모와 경쟁 구조가 지나치게 형성되면, 아이는 항상 비교당하는 감정을 갖게 됩니다.
“동생은 이거 다 했는데 너는 왜 아직이야?”, “누가 더 먼저 끝내나 보자” 같은 말은 아이에게 긴장을 줍니다.
비교보다 중요한 것은 각자의 속도와 방식을 존중하는 태도예요. 아이가 스스로의 속도를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큰 성장을 만들어냅니다.
2. 결과보다 과정을 칭찬하기
경쟁이 아닌 성장의 과정에 주목하는 언어 습관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이겼네, 역시 잘했어!”보다는 “그동안 연습한 걸 다 보여줬구나”, “끝까지 해낸 게 정말 멋지다”라는 말이 아이에게 더 깊은 울림을 줍니다.
이런 칭찬은 아이가 승패에 매몰되지 않고, 자기 발전과 도전 자체에 의미를 두도록 도와줍니다.
3. 협력하는 놀이로 전환하기
항상 경쟁 구조가 있는 놀이는 피로를 쌓이게 합니다. 때때로 협동하는 활동을 통해 아이가 타인과 함께 무언가를 완성해보는 경험을 제공하세요.
예를 들면, 가족이 함께 퍼즐을 맞추거나, 친구와 함께 탑을 쌓는 등의 활동이 좋습니다.
협동 속에서 아이는 ‘함께해서 즐겁다’는 감정을 배우고, 경쟁심도 자연스럽게 완화될 수 있어요.
경쟁은 나쁜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키워줘야 할 감정입니다
아이의 경쟁심을 무조건 억제하거나 무시할 필요는 없습니다.
경쟁심은 잘 다루면 자기 동기 부여로 작용하고, 아이의 성장을 이끄는 강력한 힘이 되거든요.
하지만 그 감정이 타인을 누르고 싶다는 마음으로 흐르거나, 자기 자신을 평가절하하는 방식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게 부모의 역할입니다.
우리는 아이가 "나 이겼어!"라고 말할 때 단지 누가 더 잘했는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그 말 뒤에 숨겨진 "나를 알아봐 줘", "내가 잘한 것 같아"라는 감정을 읽어줘야 해요.
그렇게 감정의 뿌리를 함께 바라보면, 아이는 언젠가 혼자서도
‘이기지 않아도 괜찮아, 난 나니까’라고 말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런 내 아이의 모습을 상상해보면, 오늘 하루 아이의 “이겼다”는 말이 그저 귀엽게만 들릴 수도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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